티스토리 뷰
안녕하세요 이것저것 써보고 있는 자아 D입니다.
오늘은 얼마 전 KBS2 역사저널 그날에서 방영되었던 대한민국을 뒤흔든 7000억 스캔들 이철희 장여자 사건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장영자 이철희 사건
1982년에 발생한 경제 범죄 사건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금융사기사건으로, 사건을 당시 뉴스나 신문으로 접했던 사람들에겐 이른바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명성그룹사건, 영동개발진흥사건과 함께 5공 3대 금융부정 사건 중 하나라고 합니다.
장영자 이철희
장영자는 사채시장 거물로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엄청난 재력가였으며, 젊은 시절부터 미모와 남다른 지략으로 다른 사람을 조종하는데 매우 능한 인물로도 명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 씨가 재산을 불린 과정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건이 터졌을 당시 이미 부동산과 사채 시장에서 큰손으로 유명했고, 대부분의 어르신분들도 큰손이라고 하면 으레 장영자를 뜻하는 걸로 통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는 군인 아내 시절의 이순자가 장영자를 따라 부동산 투기에 나서 연희동 집을 샀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합니다.
장영자는 여러 가지로 인맥이 탄탄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중앙정보부 차장 출신인 이철희. 이철희는 장영자의 3번째 남편으로 육군방첩대 SIS에 부대장 출신으로, 중앙정보부 창설요원이며 정보 관련 업적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대북 작전에도 어느 정도 개입했고, 김대중 납치 사건을 비롯한 대규모 공안사건에도 많이 끼어들었습니다. 박정희가 김대중 납치를 직접 지시했는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지만, 이철희는 누가 뭐래도 핵심 라인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공로 때문인지 유신정우회 소속으로 국회의원도 역임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사건의 시작은 1980년 7월, 당시 국군보안사령부 보안처장이었던 정도영 준장은 '어느 중년 여인이 군부대 불교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거액을 뿌리고 다닌다.'는 첩보를 입수합니다. 이 여인이 해당 부대의 부대장들과 아무런 인연도 없으면서 거액을 기부했다는 점이 수상 여겨 조사한 결과 여인의 이름은 장영자로 당시 나이 36세, 법명은 보각행(普覺行)이고, 엄청난 재력가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빚 독촉을 받는 상태였음이 밝혀집니다. 곧 장영자는 요주의 인물로 지목되었고, 각 부대에는 '장영자를 조심하라.'는 지휘 조언이 내려갔다고 합니다.
1981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산하 민정수석비서관실에 장영자 부부에 관한 첩보가 입수되었고, 민정수석비서관인 이학봉은 국가안전기획부장 유학성에게 통보해 줬습니다. 유학성은 처음엔 별 거 아니라고 여겼으나 곧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1982년 4월 공영토건이 장영자에게 어음 사기를 당했다며 진정서를 대한민국 검찰청에 제출했는데, 검찰 내사 결과 어음 사기와 관련된 기업이 더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1982년 5월 7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장 이종남 검사) 장영자 부부를 구속하며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됩니다.
장영자는 주로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을 찾아가 남편 이철희의 과거 경력을 들먹이며 "특수자금이니 절대 비밀로 하라." 하며 현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수배에 달하는 약속어음을 받아냈습니다.
공영토건에서는 빌려준 현금의 9배에 달하는 1,279억 원을 약속어음으로 받아냅니다. 이들 부부는 이렇게 받은 어음을 할인해서 생긴 돈을 다른 회사에 빌려주며 똑같은 짓을 하였습니다. 이걸 계속 반복해서 받은 어음의 총액은 7,111억 원이고 이 중 6,404억 원을 할인해서 사용하였습니다. 처음 종잣돈을 제외한다면 마치 폰지사기나 다단계처럼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셈이었습니다.
참고로 신군부가 3 공화국, 4 공화국의 대표적 부정축재자로 지목한 10명의 부정축재액 총액이 853억 원이었는데, 장영자 부부가 받아낸 어음 총액은 7,111억 원이였습니다.
이는 당시 한국 GDP의 1.4%, 당시 한국정부 예산의 10%를 차지할 정도의 거액이었다고 하며, 2023년 현재에도 7,111억 원이면 대기업조차 쥐락펴락하는데, 서민용으로 지은 개포동 주공아파트 18평짜리의 분양가가 600~700만 원이었던 저때는 이루 헤아리지도 못하는 거액이었습니다.
참고로 장영자, 이철희 부부가 횡령한 금액을 2023년 4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로 환산하면 약 2.9조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워낙 엄청난 규모의 사기 사건이고 장영자가 전두환의 처가와 얽혀 있다 보니, 이 사건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가령 태양금속은 현금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어음을 끊어주는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런 의혹이 제기될 만하였습니다.
장영자 이철희 판결
어쨌든 이 사건으로 포항제철에 이은 업계 2위 일신제강(현 KG스틸), 도급 순위 8위였던 공영토건 등이 모두 부도가 났습니다. 그리고 이철희, 장영자 부부에게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형과 미화 40만 달러, 엔화 800만 엔 몰수형, 추징금 1억 6,254만 6,740원이 선고되었습니다.
또한 장영자의 형부이며 영부인 이순자의 작은 아버지 이규광에게도 징역 1년 6개월 및 추징금 1억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그 외에 구속된 사람이 30여 명에 이르렀으며, 장영자의 집에 침입해 물방울 다이아 등 1억 2,000만 원어치를 훔친 유명한 절도범 조세형을 잡은 사례로 장영자에게 50만 원을 받았던 경찰관 8명은 면직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참고로 당시 경력 10년짜리 평교사 월급이 25만 원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장영자 근황
장영자는 형기를 5년 남겨둔 1992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1994년 140억 원 규모 차용 사기 사건에 연루돼 또다시 구속되면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고, 1998년 광복절 특사로 다시 석방됐습니다. 그러나 2000년 구권화폐 사기 사건으로 세 번째로 구속됐다가 2015년 1월 출소했으나, 그해 7월부터 2018년까지 지인들에게 6억 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출소 3년 만에 또다시 구속되는 등 수차례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였습니다.
글을 마치며
오늘은 희대의 사기꾼 장영자 이철희 사건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참고 사건당시 검찰은 사건 조사 후 '장영자 부부가 15개월 만에 49억 원 내외를 썼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부부는 하루에 1,089만 원 정도를 쓴 것입니다. 장영자 부부는 서울 시내 20평 아파트가 1,000만 원이 안 되었것입니다. 2023년 5월 기준 가치로 따지면 15개월 동안 199.4억 원, 1개월 동안 16.6억 원, 하루 동안 빠짐없이 약 5,500만 원을 쓴 것입니다.
사기 친 돈으로 펑펑 쓰다가 감옥에 간 장영자 이철희 부부는 나와서도 씀씀이가 어딜 가지 않는 듯 돈 펑펑 쓰며 살고 있습니다. 사기꾼은 사기를 안치면 병이 나는 병에 걸린 듯이 또다시 사기를 쳐 여러 번 구속되었다가 풀려나는 전형적인 사기꾼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