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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것저것 써보고 있는 자아 D입니다.

이제 총선 국면에 들어선 양 거대 정당들은 공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중 야당인 더불어 민주당에서 현역 의원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그중에 하위 10% 성적을 받은 박용진의원이 과하지욕을 견디겠다는 말을 기자들에게 했는데요.

과하지욕은 무슨 뜻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과하지욕을-견디겠다-박용진
박용진의원의 과하지욕을 견기겠다는 기사들

과하지욕

과하지욕은 사타구니 과 (袴) 아래 하 (下) 어조사 지 (之) 욕될  욕 (辱)의 글자로 이루어진 사자 성어로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뜻입니다.

사타구니 과 (袴)  자가 좀 특이한데 이 자는 옷의 변(衤, 衣)과 가랑이를 벌리고 서다의 과(夸)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그래서 바지의 뜻일 때는 '고'로 읽는 한자입니다.

여기에서는 바지 밑을 가는 치욕이 아니라 사타구니 밑을 가는 치욕이라는 뜻이므로 '고'라고 읽지 않고 과자로 읽습니다.

과하지욕 유래

유방이 항우를 무너뜨리고 한나라를 세운 데에는 대장군 한신의 공이 컸습니다. 그를 빼고는 초나라와 한나라 대결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신은 배수진, 다다익선, 사면초가, 필부지용 등 여러 고사 속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한신은 젊었을 때 보잘것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워낙 가난해 밥을 빌어먹을 정도였고 어머니가 죽었을 때 장례조차 치를 수 없었습니다. 한 번은 그가 남창정이란 마을 정장 집에 얹혀서 살 때였습니다.

몇 개월을 함께 살다가, 한신을 미워하던 정장 아내가 밥을 해서 몰래 침실로 가져가 먹어 버렸습니다.

밥때가 왔는데도 음식을 주지 않자, 한신은 분위기를 눈치채고 정장을 떠나 버렸습니다.

한신이 이렇게 남에게 빌붙어 살다 보니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마음속에 품은 큰 뜻이 있었기에 항상 칼을 차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한신이 고향 회음의 시장 거리를 거닐 때였습니다. 칼을 찬 한신이 눈에 거슬렸던 불량배 하나가 그에게 시비를 걸었습니다.

 

“이봐! 넌 늘 칼을 차고 다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겁쟁이 아니냐? 네놈에게 사람을 죽일 만한 용기가 있다면 그 칼로 어디, 나를 한 번 찔러보아라. 그렇지 못하겠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 나가라!”

 

그 소리에 구경꾼이 모여들어 웅성거렸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한신은 바닥에 엎드려 불량배의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 나왔습니다. 이 일로 온 시장 바닥 사람들이 다들 그를 겁쟁이라고 비웃었습니다.

 

훗날, 큰 공을 세우고 초왕이 된 한신은 그때 자신을 잠시 데리고 살아 준 남창정 정장에게 1백 전을 내리며 따끔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대는 소인이오. 은혜를 베풀려면 끝까지 베풀었어야지.”

 

또 시장 거리에서 망신을 준 불량배도 찾았습니다. 그는 왕이 된 한신이 눈앞에 나타나자 벌벌 떨었다. 무서운 벌을 받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신은 그에게 순찰을 하는 ‘중위’ 벼슬을 내리고 장수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장부다운 사람이오. 망신 줄 때 내게 그를 죽일 힘이 없었겠소? 그때 모욕을 참지 못하고 칼을 뽑았다면 나는 죄인으로 쫓기는 신세였을 거요. 큰 뜻을 품은 내게 그를 죽이는 일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소. 그래서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

글을 마치며

'과하지욕(袴下之辱)’은 여기에서 비롯했습니다.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라는 뜻입니다. 큰 뜻을 지닌 사람은 쓸데없는 일로 남들과 옥신각신 다투지 않음을 빗대는 말입니다.

당시 한신이 남들에게 겁쟁이로 보였을 그 한순간 치욕을 참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한신은 굴욕을 견디며 묵묵히 때를 기다린 덕분에 훗날, 자기 뜻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박용진 의원은 한신처럼 될만한 인물인지는 의문이지만 자신만의 '과하지욕'을 말하며 하위 10%를 준 당을 비판하기 전에 4년 전에 만들어진 기준에 자신이 하위 10%를 받은 이유와, 성찰, 반성 이 먼저이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과하지욕의 유래 저유 명한 한신의 가랑이 밑을 기었다는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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