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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것저것 써보고 있는 자아 D입니다.
매월 14일은 무슨무슨 데이 라고 하는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첫출발은 밸런타인데이 일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밸런타인데이'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밸런타인데이의 유래와 풍습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발렌타인 데이 유래
로마 제국은 군단병들의 결혼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가족이 그리워 탈영할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제국 방위망을 확립한 이후 국경에 배치된 군단들은 종종 다른 곳으로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라인강 서쪽에 있던 부대가 중동의 레반트로 배치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따라서 군단병들이 결혼하면 이래저래 문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몰래 아이까지 키우다가 전역 후 정식으로 결혼하는 경우도 있었고, 발각되면 엄벌에 처해졌습니다.
기원이 되는 전설에 따르면 기독교 신부 발렌티노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법을 어기고 몰래 결혼을 성사시켜 주었다가 발각되어 몰매를 맞는 사형을 당했습니다.
이를 기리기 위해 생긴 것이 성 발렌티노 축일(밸런타인 데이)입니다. 실존 인물인지는 불확실하나 부정하는 쪽에서도 적어도 세 사람의 실존 인물의 부분합으로 보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로마에서는 병사의 혼인을 황제가 허락을 해야 가능했는데 황제 허락 없이 결혼을 주선한 신부 발렌티노가 적발되어 사형에 처했고 이 날을 기리기 위해 이날에는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기리게 된 것입니다.
밸런타인데이 선물 풍습
1861년에 영국 초콜릿 제조 회사 캐드버리사의 리처드 캐드버리(Richard Cadbury, 1832-1899)가 밸런타인 데이 때 초콜릿을 선물하는 광고를 기획했습니다. 실제로 서양에서도 밸런타인 데이에서 오가는 선물 중 초콜릿을 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초콜릿으로만 국한되는 건 아니고 꽃, 향수, 보석 등을 선물하기도 하며 밸런타인 데이로 주는 선물은 보통 밸런타인즈(valentines)라고 불렀습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대체로 기독교의 영향이 커서 부활절에 연중 최대 초콜릿 매출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많은 서양 국가들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이상으로 부활절에 초콜릿 토끼를 비롯한 다양한 초콜릿을 많이 주고받습니다. 따라서 밸런타인데이 때 못 판 초콜릿들은 회수한 다음 녹여서 토끼 모양으로 다시 찍어낸 뒤 판매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원래는 밸런타인데이에 여러 선물을 주고받았으나 마케팅으로 밸런타인에는 초콜릿을 주는 날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나라별 밸런타인데이
기독교와 관련된 유래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같이 종교적으로 연결해 이슬람 국가에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법적으로 밸런타인 데이를 금지한 국가는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파키스탄 뿐이고 북한을 제외하면 전원 이슬람 국가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밸런타인 데이가 여름입니다. 남반구에서는 12월 20일부터 3월까지가 여름이라 2월부터 본격적으로 여름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호주나 뉴질랜드 등 남반구 국가에서 밸런타인 데이를 끼고 휴가를 가거나 밸런타인 데이 선물로 수영복 등 여름 용품이 인기를 끈다고 합니다.
브라질은 2월 14일 대신 6월 12일을 밸런타인 데이로 기념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1948년 이전의 브라질에는 6월에 기념일이 없어 가게의 매출이 6월만 되면 하락했기 때문에 결혼과 사랑의 성인인 산투 안토니오의 축일인 6월 13일 전날인 6월 12일을 브라질의 밸런타인데이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필리핀, 대만, 중국,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 및 중화권 나라들은 문제없이 받아들이며, 초콜릿을 주는 문화도 똑같습니다.
러시아의 벨고로드주는 젊은이들의 도덕적, 정신적 가치를 함양하는 데 보탬이 되지 않으며 상업적인 기관만 이롭게 한다는 이유로 2011년부터 유흥업소와 기업에게 밸런타인 데이를 챙기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밸런타인데이
1980년대 중반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되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악용하려는 상혼이 빚어낸 그릇된 사회현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남녀가 특정일을 이용해서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매우 아름다운 일이라는 관념이 넓게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연인의 날’이 있었다. 벌레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양력 3월 6일경)이 그날이었습니다. 경칩날 정을 돋우고 싶은 부부나 멀어진 정을 다시 잇고 싶은 부부 그리고 사랑하고 싶은 처녀 총각들은 은밀히 숨어서 은행을 나눠먹었습니다.
『사시찬요(四時纂要)』에 보면 “은행 껍데기에 세모난 것이 수 은행이요, 두모 난 것이 암 은행이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는데, 서로 마주 바라보고만 있어도 사랑의 결실이 오간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합니다.
칠석날은 견우와 직녀가 은하를 가로질러 상봉하는 날로서 이 또한 연인의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날 밤 아가씨들은 걸교(乞巧)라 하여 반원형의 달떡을 빚어 놓고, 베 짜는 솜씨와 바느질 솜씨를 빌었는데 재주를 비는 걸교는 명분이고, 실속은 마음먹은 사람을 움직이게 해달라거나 시집가게 해 달라는 사랑의 기도였음은 옛 잡가(雜歌)나 속요(俗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원래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진 밸런타인데이가 최근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로 변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막고 있던 결혼을 몰래 주선해 줬다가 사형당한 신부를 기리기 위한 날 밸런타인데이 그것을 교묘하게 마케팅으로 초콜릿을 팔아먹은 상술이 합쳐져서 지금의 밸런타인데이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