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세계적 영화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 별세
안녕 하세요 이것 저것 써보고 있는 자아D 입니다.
지난 28일 세계적 영화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는 1952년 도쿄에서 태어나 3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도쿄예술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을 공부했지만 쇤베르크, 백남준 등 현대 작곡가와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받아 1978년 대중음악가 호소노 하루오미, 다카하시 유키히로와 함께 3인조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를 결성해 활동합니다. YMO는 팝과 로큰롤 기반의 전자음악에 클래식과 현대음악 요소도 가미하는 등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며 일본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일본뿐 아니라 팝 음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들의 곡 ‘비하인드 더 마스크’는 마이클 잭슨과 에릭 클랩턴이 리메이크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80년대 들어서는 영화음악 작곡에 뛰어들어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의 음악을 만들었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마지막 황제>(1986)의 음악을 맡아 이듬해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한국영화 <남한산성>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했고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암 진단
2014년 중인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음악계로 복귀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등 영화음악과 솔로 앨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2020년 6월 직장암 선고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작곡과 연주활동을 계속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1일에는 온라인 피아노독주회를 통해 1시간 동안 <마지막 황제> <리틀 붓다>의 오리지널 스코어, ‘아쿠아’ 등 대중에게 친숙한 13곡을 연주했습니다. 그는 콘서트 직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생전 마지막이 된 이 공연은 일본과 한국, 미국, 영국 등 20여 개 나라로 송출됐습니다. 71살 생일을 맞은 올해 1월 17일에는 6년 만에 새 앨범 <12>를 발표했고, 발병 이후 자신의 투병기를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보게 될까’라는 제목으로 일본 문예지 <신초>에 연재해 왔습니다.
내한 공연
2000년, 2011년, 2012년 세 차례 내한공연을 했으며, 그때마다 매진 사례였습니다. 2018년 ‘류이치 사카모토: 라이프, 라이프’ 전시회 당시에도 한국을 찾은 그는 전시장 인근 남대문시장 부원면옥에서 냉면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작곡가 유희열의 피아노곡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의 ‘아쿠아’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유희열이 이에 대해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음에도 사카모토가 ‘표절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포용하는 입장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외 행보
원전 재가동 반대에 나서는 등 탈핵과 환경, 평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아베 정권이 자위대 국외파병의 길을 열기 위한 안보법안을 처리하려고 하자 반대집회에 직접 참석해 발언하기도 했고 동일본 대지진을 12주년을 맞은 지난달에는 도쿄신문에 글을 보내 일본 정부의 원자력발전소 재운영 정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고 합니다. 생전에 삼림 보전단체 ‘모어 트리즈’와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음악교육을 하는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사카모토의 별세 소식은
일본뿐 아니라 국내 음악인들의 애도가 이어졌습니다. BTS의 슈가는 SNS에 “머나먼 여행 평안하시길 바란다”라고 썼고 작곡가 겸 방송인 정재형도 “나에게 빛이 되어주었던 당신이었다”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습니다. 사카모토와 슈가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도쿄에서 슈가의 바람으로 비공개 만남을 가진 바 있습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
<사카모토 류이치의 Aqua(Instrumenta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